2026/02 8

언제나 해 왔던 이야기

2회차 관람, 오전 시간대라 어제도 오늘도 극장엔 나 포함 2명의 관람객.이혼 후 떠난 아버지, 남겨진 가족, 화해. 그다지 큰 매력이 없는 주제들인데 제목이 호기심을 끌어당겼다. 상당히 섬세하고 미묘한 것들을 조심스럽게 알아차리는 관찰자가 된 느낌을 갖게 만드는 영화. 중간에 음악이 갑작스럽게 끊기는 장면이 두어군데 거슬리긴 했지만. 동생 아그네스가 언니 노라를 걱정하는 눈빛이 보일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나보다 나를 잘 알아차려주는 누군가의 태도. 심리치료사인 엄마떠나간 영화감독 아빠큰 딸은 고전 연극을 주로 연기하는 배우작은 딸은 어린시절 배우 경험을 가진 역사학자 아빠는 연극을 싫어한다.딸은 연극을 사랑한다. 극에 몰입하면 안전하게 자신을 느낄 수 있다고 하자 동생은 현실은 어딨냐고 묻는다...

폭풍의 언덕, 그는 나야

가학과 피학, 상처와 고통을 주는 극단적이고 열정적인 미쳐버린 뒤틀린 사랑. 모든 게 무너져도 상관없어너를 찾아 개처럼 세상 끝까지 갈 수 있어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이 둘의 관계는 결국 캐서린이 말하는 한 문장으로 수렴된다. '내가 히스클리프야. 히스클리프는 나보다 더 나야.‘이것은 로맨스적 사랑이 아니라 존재론적 동일시 차원이다.상대가 타자가 아닌 '나 자신'이 되어버리면 경계가 없어지고, 경계가 없으면 폭력이 발생한다.상대를 존중한다는 것은 나는 너와 다르다는 전제하에 가능한데, 이 둘은 그것이 붕괴된 관계, 사랑의 대상이 아닌 자아의 일부로 여겨지니까, 둘의 관계는 정체성의 문제다. 결국 끝나는 것은 이 둘의 사랑이 아니다. 존재가 분열되고 붕괴되는 파괴적인 소멸이다. 잘 만든 사랑영화 특) 불..

글을 쓰면서 생각한 것들

질의 응답 일부-필사보다는 직접 읽음으로써 몸에 각인시키는 독서가 진짜 읽기이다.-작법서를 읽기보다 내가 쓰고 싶은 스타일의 글을 쓰는 작가의 책을 많이 읽는 것을 권하고 싶다. -좋아하는 책 리스트(항상 내가 반해있는 책들의 목록) 를 다시 읽어보길 반복한다. -에세이에서 소설로 넘어가 보기, 자신의 글 중에 내밀한(등등의) 소재를 인칭의 변화를 주며 단편 소설화 시켜보는 글쓰기를 해 볼 것을 권한다.-글쓰는 장소 중에서 호텔도 좋은데, 바로 익명성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 지향하는 환경은 신체, 정서, 감각 상태를 위한 빈공간, 즉 글 쓰는 나를 진공상태에 두는 것이다. -글쓰기는 자연스럽게 내게 온다. 쓸 것이 있으면 쓰게 된다. (그 외)-A는 A로 해결해야하지 B로 해결할수는 없다(나의..

휘둘림

일정표를 받고 숨이 턱 막히는 신체 감각.스트레스 수치 상승.어제가 그렇다. 이미 시작도 전에 에너지가 소진된다. 아니 이게 이미 시작된 것이겠다.여전히 또 그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내일은 분명하게 다시 말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래놓고 다음 날 취소하며 나타나지 않겠다고 한다.휘둘린다.붙잡혀 있고, 통제당하고 있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 그가 늘 만들어온 관계 구도를 나는 똑같이 겪고 있다.막상 그 일정대로 진행하고 나면스스로 이정도는 괜찮은 것 같다며 이해시킨 것 같다.그래서 계속 휘둘린다.안전한 자리가 되어주는 것이,변하지 않는 자리가 되어 주는 것이이 역할에서 옳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좋은 대상으로 남고 싶어 하는 역전이.그래도 나는 감당해줘야 하지 않나.도덕적 피로감. 권력을 직접 쓰지..

의식의 흐름 2026.02.11

권위자의 말을 듣긴 하겠지만 선택은 내가 할게요

나에게 집중해 보라고 한다.상대에게 의지하는 대신 나에게 집중해 보라고.헤어지더라도 혼자 살 수 있으려면 자신이 똑바로 서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난 그동안 아빠와 엄마가 귀한 자식으로 아끼며 돌봐주셨다.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스스로 하기엔 자신이 없다.나는 나의 엄마와 다르다.엄마는 할 수 있겠지만 나는 하지 못한다. 생각해 보니나도 내 진로를 스스로 선택했고,노력했고, 좋은 학교에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로 열정이 있다.이뤄낸 것이 많다.그런데 이렇게 된 것은...

신발을 신고 2026.02.06